3년 연속 COE 1위의 산타크루즈에 벽에 가려져서 그렇지 일루시온 역시 멕시코 커피의 자존심 입니다.
멕시코 COE가 열릴때마다 블라인드 커핑에서 저는 이 커피를 최선호도에 올려뒀을 만큼 개인적으로도 참 좋아하는 커피입니다. 농장주 페데리코는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커피를 재배했습니다. 거의 유일하게 멕시코시티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그의 농장은 멕시코 사람들조차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멕시코시티의 고도는 2500미터, 즉 커피가 자랄 수 없는 곳입니다. 물론 이 농장은 멕시코시티에서 산을 따라 내려오며 2150 미터 즈음에서 커피를 키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멕시코 뿐 아니라 중남미에서도 가장 높은 고도에 속할 정도로 쉽지 않은 곳입니다. 그러다보니 매우 깨끗하고 투명한 맛을 보여줘서 '크리스탈 클린' 이라는 커핑용어가 COE 프로파일에 들어갔을만큼 독보적인데요. 이러한 초고도에서 나오는 고밀도는 로스터들에게는 챌린지가 됩니다. 제대로 볶지 못하면 특별한 맛이 나오지 않으며 언더로스트가 될 가능성이 매우높아지는 리스크를 안게 됩니다. 실제 멕시코 COE에서도 이 커피를 볶는 로스터는 로스팅 챔피언이 담당하는데 그 조차 혀를 내두르곤 합니다.
멕시코에서 버본 품종으로 게이샤에 도전했던 유일한 커피로, 매해 조금씩 다르지만 버본이 메인품종이 되고 주변 카투라와 티피카가 조금씩 들어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더 무시무시한 사실은 그가 멕시코 COE 2위를 했던 2018년에 돈이 없어서 파티오를 만들지 못하고 땅바닥에서 커피를 말렸다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도 최고의 맛을 뽑아 낸 페데리코는 그저 자기는 커피 한 알 한 알은 최선을 다해 가꿨다고 할 만큼 특별함을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옥션에서 커피미업이 낙찰을 받고 그 돈으로 다음해에는 파티오를 짓고 그곳에 커피를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그의 커피는 훨씬 정교하고 깔끔한 맛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러한 인연으로 커피미업은 이 농장과 국내 독점 계약을 통해 유일하게 이 커피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발효 문제와 시기 차이로 인해 COE 본선에 참가할 수 없었는데요. 덕분에 보통 때보다 훨씬 많은 양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또한 라 일루시온은 발효 정도에 따라 매년 스타일을 다르게 가져가는데요. 크게 2020년의 클린한 스타일과 2021년의 포도같은 스타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만 올해는 아주 클린한 스타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더 좋아하는 방식인데 여러분들은 어떠실 지 궁금하네요.
전 세계에서 이 커피를 드실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지금 한번 즐겨보세요.
핀카 산타크루즈 게이샤와 함께 멕시코 커피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을 것입니다.
원산지 : 멕시코 지역 : 멕시코시티 고도 : 2150미터 이상
품종 : 버본 프로세스 : 워시드
총량 : 약 240kg 커핑 프로파일 : Super Clean, Jasmine, Pear, Rose Tea, Piquant, Structured
